MZ세대가 이끄는 주거로 인한 한국 임대시장의 미래 알아보기

아침에 일어나 공용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며 동년배 직장인과 안부를 묻는 일상, 개인적인 공간은 유지하면서도 외로움은 달래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코리빙(Co-living)입니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과 맞물려 전통적인 임대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1인 가구 비중이 34.5%를 기록했으며, 2050년까지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변화가 주거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글에서는 코리빙이라는 새로운 주거 모델이 어떻게 기존 임대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투자자와 임차인 모두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폭발적 성장세, 9년 만에 4.7배 늘어난 서울 코리빙 시장

서울의 코리빙 시장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입니다. 알스퀘어의 최신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코리빙 시장은 2025년 2월 기준 7,371세대를 기록하며 9년 만에 4.7배 성장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를 뛰어넘어 주거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임대 수요의 급증입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코리빙 임대 수요가 연평균 22% 증가했으며, 특히 2024년 임대차 계약은 전년 대비 29%나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코리빙이 더 이상 실험적인 주거 형태가 아니라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했음을 보여줍니다.

서울 1인 가구의 변화 추이도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합니다. 2015년 전체 378만 가구 중 29.5%였던 1인 가구가 2023년에는 414만 가구 중 39.3%인 162만 가구로 늘어났습니다. 향후 30년간 매년 평균 7.4만의 1인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코리빙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소유보다 경험, MZ세대가 선택하는 새로운 주거 가치관

코리빙의 급성장 배경에는 MZ세대의 독특한 가치관이 있습니다. 기존 세대가 내 집 마련을 인생의 목표로 여겼다면, MZ세대는 주거를 통해 얻는 경험과 편의성을 더 중시합니다.

실제로 코리빙을 선택하는 젊은 층들은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주거 형태를 선호합니다. 2025년 5월 기준 서울 코리빙의 40제곱미터 이하 유닛 중위 월 임대료는 약 113만원으로, 일반 오피스텔 대비 약 1.5배 높은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입주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은 ‘레이어드 홈(Layered Home)’ 개념에 있습니다. 개인 공간의 프라이버시는 보장받으면서도 주방, 거실, 헬스장, 도서관, 코워킹 스페이스 등 다양한 공용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제한된 예산으로도 풍부한 주거 경험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직장을 구해 도시로 이주하는 청년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커뮤니티 형성이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완전히 낯선 환경에서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도시 적응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주거비 부담 완화의 현실적 대안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코리빙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총 주거비용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원룸 임대 시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가전제품, 가구, 인터넷 설치비 등을 고려하면 코리빙의 풀 퍼니시드(Fully Furnished) 방식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리빙의 개인 생활공간은 보통 5-9평 규모의 스튜디오 타입으로 구성되지만, 공용 공간을 활용하면 실질적으로 훨씬 넓은 공간을 사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높은 주거비로 고통받는 청년층에게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청년 가구는 평균 1,800만원의 전세 보증금과 월세 37만 7,000원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데, 코리빙은 이런 부담을 줄이면서도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부터 해외자본까지, 코리빙 투자 열풍

코리빙 시장의 가능성을 일찍 포착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합니다. KT 에스테이트, SK D&D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코리빙 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투자 수익성 측면에서 코리빙은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일반적으로 연 5-1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월세만으로 운영되는 구조여서 자금 회전이 빠릅니다. 100실 규모의 코리빙 시설의 경우 연간 약 12-18억원의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글로벌 오퍼레이터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합니다. 위브리빙(Weave Living)은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며, 코브(Cove)도 아너스자산운용과 협력해 서울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2020년 이지스자산운용의 약 2,500억원 규모 코리빙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시작으로, 자산운용사와 코리빙 운영사 간 합작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하인즈, 워버그핀커스 등 유명 해외 투자자들도 국내 코리빙 시장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자본이 이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임대시장을 뒤흔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코리빙의 등장은 기존 임대시장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임대업이 공간만 제공하는 사업이었다면, 코리빙은 ‘주거+서비스+브랜드’가 결합된 복합 서비스 모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임대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기존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을 코리빙으로 리모델링하여 더 높은 임대료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와 그래비티자산운용은 강동구 길동의 미분양 오피스텔을 매입해 코리빝으로 리모델링하여 성공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호텔에서 코리빙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호텔 업계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코리빙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펫 프렌들리’ 코리빙, 특정 직업군을 타겟으로 한 전문화된 코리빙 등 다양한 특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임대시장의 세분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도전과제와 앞으로의 과제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코리빙 시장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임대료입니다. 서울시 코리빙의 전용면적당 임대료는 오피스텔보다 최대 2.6배 비싼 수준으로,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투자 측면에서도 일반 주택 분양 대비 낮은 수익률, 임대료 상승 제한, 높은 운영·마케팅 비용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2024년 5월 미국 최대 코리빙 업체 커먼(Common)이 파산하고, 영국의 더 콜렉티브(The Collective)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일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점차 해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임대료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고, 운영 효율성이 개선되며,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과 연계되면서 더욱 안정적인 시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 전망: 임대주택 시장의 새로운 표준

전문가들은 코리빙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주거시장의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합니다. 1인 가구 증가, 만혼 추세, 도시 집중화 현상 등이 지속되는 한 코리빙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코리빙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의 지분 매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코람코자산신탁의 코리빙 자산 개발 계획, 유니언플레이스의 코리빙 리츠 설립 추진 등 제도적 뒷받침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코리빙 시장이 2025-2030년 연평균 13.5% 성장하여 2030년 160억 5,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시장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 주거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가능성

코리빙은 MZ세대의 새로운 주거 가치관과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가 만나 탄생한 혁신적 주거 모델입니다. 높은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에게는 현실적 대안을,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수익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지만,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제도적 뒷받침을 고려할 때 코리빙 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정교한 형태의 코리빙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우리의 주거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소유에서 이용으로, 개인에서 공동체로의 주거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는 지금, 코리빙은 주거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의 주거시장에서 성공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코리빙과 일반 원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코리빙은 개인 침실은 전용으로 사용하되, 주방·거실·세탁실 등을 공유하는 주거 형태입니다. 일반 원룸과 달리 가구·가전이 완비되어 있고, 헬스장·도서관·코워킹 스페이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코리빙 임대료가 일반 오피스텔보다 비싼 이유는?
풀 퍼니시드 방식으로 가구·가전이 모두 제공되고, 다양한 공용시설과 커뮤니티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용면적당 임대료로 계산하면 높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과 서비스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코리빙 투자 시 예상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연 5-18%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입지와 운영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월세 중심 운영으로 자금 회전이 빠르고, 공실률이 낮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합니다.

코리빙 시장의 성장 전망은?
1인 가구 증가, MZ세대의 주거 가치관 변화, 높은 주거비 부담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글로벌 시장도 2025-2030년 연평균 1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어 국내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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